올해 겨울 강원도에 눈이 많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눈구경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키장을 갈 생각으로 숙소를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다들 이때다 싶었는지..
예약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풀부킹이라 그냥 강릉여행을 가기로 정했어요.
강릉을 바로 가서 숙소 체크인을 하기는 조금 아쉬워서 들른 곳
안반데기입니다.
안반데기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길 428
안반데기 마을은 강릉에 위치한 전국 최대 규모의 고랭지채소 산지입니다.
이곳에서 자라는 고랭지 배추는 최고 등급으로 인정받는다고 하네요.
따듯한 계절에는 이렇게 초록초록한 밭과 산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요
탁 트인 전경을 보러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들어서 예전부터 한번쯤 가봐야겠다 생각만 하고 이제야 오게 되었네요.
아무튼.. 뭔가 탁 트인 전경을 볼 생각에 눈길을 헤집고 열심히 운전을 해서 온 결과..
에? 일 마을 괜찮은 건가요?
그저 눈에 파묻혀있는... 이 풍경에 실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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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주차는 했고..
이거 마을 구경을 해야 할지.. 어디를 올라가 봐야 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는데요
눈이 쌓인 것까지는 좋았는데..
눈안개 때문에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어요.
아내는 스위스 여행 가서 스키 탈 때보다 눈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신기해했죠.
근데 더 신기했던 게 여기서 사람들이 스키랑 보드를 들고 다니는 것이었어요.
얼마나 눈이 많이 왔으면 여기서 슬로프를 즐기고 계시더라고요 ㅋㅋ
근데 대체 내려가서 어떻게 올라오시는 거죠?
아무튼.. 뭔가 구경하기에 너무나 척박한 환경이라
와우안반데기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와우안반데기
강원 평창군 안반데기길 461
와우 안반데기는 안반데기 마을에 있는 작은 카페입니다.
옥상에도 자리가 있어서 2층 뷰가 그렇게나 좋다는데..
날씨가 험해서 저희는 실내에 자리를 잡았어요.
커피나 스무니, 차 종류를 판매하고 있고 음료 종류는 대체로 4 ~ 6 천 원 정도의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1인 1 음료 주문은 필수였어요.
오후 4시쯤 방문한 거라 커피는 마시기 부담스러웠고 차는 이상하게 당기지가 않아서
라면을 두 개 주문했는데요, 음료도 하나 더 주문해 줘야 한다고 하셔서 레몬티를 추가로 주문했어요.
라면 2 + 레몬티 1 개 주문해서 최종 결제금액은 1.2만 원이었습니다.
라면은 개당 가격이 3천 원이라서 2명 기준으로 1인 1 음료 가격에 미치지 못해서 그런가 봐요~
주문을 하고 나니 잠자고 있던 강아지(개)가 일어나서 손님구경을 하고 있네요.
강원도에는 동물 영업사원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보기만 해도 귀엽고 매장홍보에 아주 효과적인 녀석이었어요 ㅎㅎ
레몬티와 라면 2개가 나왔습니다.
라면 종류는 육개장이랑 육개장 김치가 있는데 하나하나 시켜서 먹었어요.
옛날에 군대에서 행군할 때 육개장이랑 도시락쌀국수 참 많이 먹었는데
날이 추워서 그런가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때도 참 추웠는데..
레몬티는 티백일 줄 알았는데 레몬 청으로 나와서 달달하니 디저트로 마시기에 참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와우안반데기에서는 티 종류가 괜찮아 보였습니다.
저희는 창가 쪽 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서 밖을 구경하며 라면을 먹었는데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그런가... 융프라요흐에서 신라면 먹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
창밖을 바라보면서 이게 우리나라가 맞나... 여기 괜찮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네요.
마을분들.. 별일 없으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이 정도는 강원도에서 그리 큰일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겉보기에는 정말 눈이 많이 오기는 했어요.. 이와중에 눈에서 보드 스키타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네요.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와우안반데기에서 충분한 휴식을 즐기고 다시 강릉으로 차를 돌렸는데요
길을 뺑 돌려서 알려주는 걸 보니 눈이 정말 많이오기는 한 것 같습니다.
다들 겨울철 강원도 여행 운전 조심하시고, 날 좋을 때 와우안반데기에서 창밖을 바라보면서 라면 한 사발 드셔보시는 것도 낭만이니 기억해 두셨다가 여행루트에 포함시켜 보세요.
좋은 추억이 되실 거예요.